원화 강세가 깎은 실적…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 '3조 6,000억 원' 하향
- 증권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13조 1,000억 원에서 109조 5,000억 원으로 3.18% 내려, 조정 사유는 원화 강세
- 본지 집계 달러/원 월평균이 6월 1,529.63원에서 10월 1,345.52원으로 넉 달 연속 하락해 12.04% 절상
- 3분기 평균 1,417.91원보다 10월 평균이 72.39원 낮아 4분기 전망의 전제도 함께 흔들려
- 미 국채 10년물은 5.31%로 200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데 달러는 오히려 약세
- 실적 발표는 10월 8일, 4분기 컨센서스는 120조 8,000억 원으로 3분기보다 10.32% 높게 잡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열흘 사이 3조 6,000억 원 내려갔다. 10월 초 113조 1,000억 원이던 전망치가 109조 5,000억 원으로 3.18% 낮아졌고, 증권가가 든 조정 사유는 원화 강세다.
실적 자체가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 하향은 성격이 다르다. 반도체 수출은 9월에 603억 달러로 단일 품목 사상 처음 600억 달러를 넘었고 메모리 고정가격도 다섯 달 연속 올랐는데, 그 달러 매출을 원화로 바꾸는 환율이 넉 달 내리 내려왔다.
달러/원 월평균, 넉 달 연속 하락
본지가 집계하는 달러/원 월평균은 지난 넉 달 동안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 6월: 1,529.63원 (관측 23일)
- 7월: 1,490.32원 (31일)
- 8월: 1,403.02원 (30일)
- 9월: 1,358.00원 (30일)
- 10월: 1,345.52원 (6일)
6월 평균에서 10월 평균까지 184.11원, 비율로는 12.04% 절상됐다.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는 기업에는 같은 금액을 받아도 원화로 환산한 매출이 그만큼 줄어드는 구간이었다.
3분기 안에서도 216원 움직여
분기 안의 움직임이 더 컸다는 점이 실적 추정을 어렵게 만든다. 7월 중 고점이 1,553.09원이었고 9월 저점이 1,336.94원이어서 3분기 한 분기 안에서만 216.15원이 움직였고, 고점 대비로는 13.92% 내려온 폭이다.
분기 평균은 1,417.91원으로 잡히는데, 분기 초와 분기 말의 환율이 200원 넘게 벌어진 상태에서는 어느 시점의 환율로 환산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린다. 컨센서스가 열흘 만에 3조 6,000억 원 움직인 것도 추정에 쓰는 환율 전제를 낮춰 잡았기 때문으로, 증권가가 사유를 원화 강세 하나로 든 것과 맞아떨어진다.
4분기 전망은 3분기보다 10% 높게 잡혀
증권가가 보는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0조 8,000억 원으로 3분기 전망치보다 11조 3,000억 원, 10.32% 높다. 메모리 가격이 계속 오르는 흐름을 전제로 한 숫자다.
문제는 그 전제가 출발선부터 낮은 환율을 깔고 있다는 점이다. 10월 평균 환율은 1,345.52원으로 3분기 평균보다 72.39원, 5.11% 낮은 자리에서 시작했고, 4분기가 이 수준에서 더 내려가면 가격 상승으로 늘어난 달러 매출의 일부가 환산 단계에서 다시 깎인다. 3분기 컨센서스를 깎은 것과 같은 힘이 4분기에도 작용하는 구조다.
금리는 24년 만에 최고인데 달러는 약세
보통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가 강해지고 원화는 약해진다. 지금은 그 관계가 끊겨 있다.
미 재무부 종가 기준 10년물 금리는 5.31%다. 본지가 보유한 2001년 9월 이후 일별 계열 6,283개를 훑어보면 10년물이 이 수준에 올랐던 날은 14일뿐이고 모두 2002년 3월과 4월에 몰려 있으며, 마지막이 2002년 4월 2일의 5.348%였다. 24년 만에 가장 높은 자리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달러는 약해졌다. 미국의 9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2만 9,000명으로 시장 예상 9만 명의 3분의 1에 그친 것이 10월 2일 발표된 뒤 달러가 주요 통화 대비 내렸고, 달러/원은 그날 하루에 16.20원 떨어졌다. 금리를 밀어 올리는 힘과 달러를 끌어내리는 힘이 같은 날 함께 작용한 셈이다.
오른 금리의 성격을 보면 달러가 따라가지 않은 까닭이 드러난다. 10년 기대인플레이션이 2.36%로 전일과 같은 자리에 머문 채 명목 10년물만 3bp 올라, 명목금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뺀 실질금리가 2.95%가 됐고 오른 몫이 전부 실질 조달비용에서 나왔다.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오른 금리가 아니라 돈값 자체가 비싸진 금리라는 뜻이다.
달러가 갈린 자리는 고용 발표일이었다. 10월 2일 미국의 9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2만 9,000명으로 나온 뒤 금리는 장중 7bp 내렸다가 종가에 전일보다 올라 되돌아왔는데, 달러는 되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약세로 남았다. 넉 달 흐름으로 보면 미 금리가 이 수준까지 오르는 동안 원화는 12.04% 절상됐으므로, 금리 하나만 보고 환율 방향을 잡기 어려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곡선 모양도 평소와 다르다. 20년물이 5.70%로 30년물 5.66%보다 4bp 높아 만기가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순서가 끝 구간에서 깨져 있고, 이 역전은 본지가 집계한 종가 전부에서 3주 넘게 유지되고 있다.
환율이 실적에 들어오는 세 경로
환율이 영업이익에 닿는 길은 하나가 아니어서, 어느 경로로 들어오는지에 따라 반영 시점이 달라진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수출 대금의 환산이다. 달러로 받은 판매 대금을 원화로 바꿔 매출에 올리므로 환율이 내려가면 같은 물량을 같은 단가에 팔아도 원화 매출이 줄고, 원가는 상당 부분 원화로 치르기 때문에 줄어든 매출이 그대로 영업이익에서 빠진다. 증권가가 컨센서스를 깎을 때 가장 먼저 손대는 자리가 여기다.
그다음은 외화로 들고 있는 자산과 부채의 평가다. 달러 예금과 달러 매출채권은 환율이 내려가면 원화 평가액이 줄고 달러 차입금은 상환 부담이 줄어들어, 보유 구성에 따라 방향이 갈린다. 마지막은 해외 종속기업의 재무제표를 원화로 바꿔 합치는 단계인데, 현지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그대로여도 원화로 옮기면 작아진다.
세 경로의 반영 시점이 서로 달라 분기 실적에서 한 번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추정을 어렵게 만든다.
같은 환율이 업종에 따라 반대로 작용
원화 강세가 모든 기업의 숫자를 깎는 것은 아니어서, 들여오는 쪽에서는 같은 움직임이 원가를 낮춘다.
9월 원유 수입은 물량이 2.0% 늘어난 반면 단가가 35.7% 올라 금액이 80억 달러로 38.4% 늘었고, 에너지 수입 전체가 129억 6,000만 달러로 38.0% 증가했다. 달러로 치러야 하는 금액이 이만큼 불어난 국면에서는 환율이 5%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원화 결제액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갈리는 지점은 달러를 받는 쪽인지 치르는 쪽인지다.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처럼 달러 매출이 큰 업종에는 환산 손실로 들어오고, 원유와 곡물, 반도체 장비처럼 달러로 사 오는 업종에는 조달비용 절감으로 들어온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팔아 달러를 받는 동시에 반도체 장비를 사며 달러를 치르는 쪽이기도 해서, 9월 반도체장비 수입이 34억 4,000만 달러로 50.8% 늘어난 것도 같은 환율의 다른 면에 해당한다.
반대로 읽는 쪽의 논리
환율 하향분이 가격 상승분에 덮인다고 보는 쪽의 근거도 가볍지 않다.
메모리 고정가격을 보면 DDR5 16Gb가 5월 37.5달러에서 9월 48.0달러로 넉 달 사이 28.0% 올랐고, 같은 기간 환율은 1,490.32원에서 1,358.00원으로 8.88% 내려갔다. 단가 상승률이 환율 하락률의 세 배를 넘는 국면이라면 원화 환산 매출은 오히려 늘어난다는 계산이 선다.
4분기 컨센서스가 3분기보다 10.32% 높게 잡힌 것 자체가 이 논리의 반영이기도 하다. 다만 이 계산은 가격 상승이 이어진다는 전제에 올라가 있어, 메모리 고정가격이 꺾이는 순간 환율만 남는다. 9월 한 달만 보면 DDR5가 1.5달러 오른 반면 NAND 128Gb는 0.1달러 오르는 데 그쳐 품목에 따라 상승 속도가 이미 갈리기 시작했다.
수출·조달 기업 시사점
첫째, 달러 매출이 큰 수출기업에는 분기 평균 환율이 실적 추정의 변수로 커졌다. 3분기 안에서만 216원이 움직인 구간에서는 분기 초 환율로 세운 계획과 분기 말 환율로 나오는 결과가 벌어지므로, 환율 전제를 어느 시점으로 잡았는지가 추정치를 읽을 때 먼저 확인할 항목이 된다.
둘째, 달러로 원자재를 들여오는 기업에는 같은 환율이 반대로 작용한다. 9월 에너지 수입이 38.0% 늘어난 국면에서 환율이 5% 내려오면 원화 결제액이 그만큼 줄어들어, 현지 가격 상승분의 일부가 환율에서 상쇄된다.
셋째, 양쪽에 걸친 기업에는 달러 매출과 달러 결제의 차액이 관건이 됐다. 환율 한 방향이 매출과 원가에 반대로 들어오므로 둘을 상계한 뒤에야 실제 영향이 나온다.
넷째, 미 금리와 환율을 연결해 읽어 온 기업에는 전제가 깨졌다. 미 국채 10년물이 24년 만에 가장 높은데 달러가 약해지는 조합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금리 전망으로 환율 방향을 잡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10월 8일 나온다. 발표 숫자가 109조 5,000억 원 선에 맞춰지면 증권가가 깎은 환율 전제가 맞았다는 뜻이 되고, 그보다 높게 나오면 메모리 가격 상승이 환율을 덮었다는 쪽이 확인된다. 어느 쪽이든 4분기를 가르는 것은 달러/원이 1,345원 선에서 더 내려가는지와 메모리 고정가격이 상승 흐름을 이어 가는지, 두 숫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