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한항공 '시정조치 불이행' 심의 개시…청주-제주 좌석 축소 혐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인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어겼다는 혐의 / 2024년 12월 12일~2025년 12월 31일 청주→제주·제주→청주 노선, 2019년 같은 기간의 90%에 못 미치게 공급 / 심사관은 이행강제금 부과와 3개사 각각 고발 의견, 괌 노선 완화 요청에는 기각 의견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 계열 항공사들의 시정조치 불이행 혐의에 대해 심의 절차를 열었다. 9월 30일이다.
대상은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세 곳이다. 공정위 사무처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냈고 피심인들에게 송부했다.
혐의 내용…청주-제주 노선 좌석을 2019년의 90% 아래로
기업결합을 승인할 때 붙은 조건 가운데 공급 좌석수 축소 금지 의무가 있다. 기업결합일인 2024년 12월 12일부터 구조적 조치 완료일까지, 연도별 공급좌석을 2019년 같은 기간의 90% 미만으로 줄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심사관은 이 세 회사가 2024년 12월 12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청주→제주, 제주→청주 노선에서 좌석을 90% 미만으로 공급했다고 봤다.
승인 조건은 두 갈래…구조적 조치와 행태적 조치
공정위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제한 우려가 높다고 본 국제노선 26개와 국내노선 8개에 조치를 걸었다. 조치는 두 갈래다.
- 구조적 조치: 해당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에 넘긴다
- 행태적 조치: 공급 좌석수 축소 금지, 좌석 평균 운임 인상 한도, 좌석 간격·무료 수화물 등 서비스 품질 유지
구조적 조치가 끝나면 행태적 조치 의무는 풀린다. 이번 혐의는 그 사이 기간에 행태적 조치를 지켰는지의 문제다.
괌 노선은 90%에서 70%로 완화 요청…심사관은 '기각' 의견
같은 날 다른 건도 심의에 올랐다.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 에어부산·에어서울을 더한 5개 항공사가 인천-괌, 부산-괌 노선의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요청 내용은 공급좌석 유지 기준을 2019년 대비 90%에서 70%로 낮춰 달라는 것이다. 시정조치에는 천재지변이나 외부적 요인으로 중대한 사정변경이 생기면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심사관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기각 의견을 냈다. 사정변경은 변경처분 의결일인 2024년 12월 24일 이후에 생긴 것이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한쪽에서는 의무를 어겼다는 혐의로, 다른 쪽에서는 의무를 풀어 달라는 신청으로 같은 날 위원회에 올라간 것이다.
심사관 의견은 '이행강제금·고발'…최종 판단은 위원회가
청주-제주 건에서 심사관이 낸 조치 의견은 둘이다. 공정거래법 제16조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와, 제125조에 따라 세 회사를 각각 고발하는 것이다.
심사보고서(심사관의 조치 의견서)는 위원회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공정위도 보도자료에서 이 점을 밝혔다.
34개 노선 가운데 셋…나머지는 공개되지 않아
이번에 혐의가 제기된 것은 국내 8개 가운데 청주-제주 한 노선이고,
완화 신청이 들어온 것은 국제 26개 가운데 인천-괌과 부산-괌이다. 34개 가운데 셋에서 같은 날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나머지 31개 노선에서 의무가 지켜지고 있는지는 이번 보도자료에 나오지 않았다.
항공·물류 이용 기업 시사점
첫째, 청주-제주 노선을 쓰는 화주와 기업이다. 공급좌석이 2019년 대비 90% 아래로 줄었다는 것이 심사관 판단이다. 여객 좌석이 줄면 여객기 하부 화물실(벨리 카고) 공간도 함께 줄어든다.
둘째, 괌 노선을 쓰는 기업이다. 심사관 의견대로라면 현행 90% 기준이 그대로 유지된다.
셋째, 기업결합 심사를 앞둔 기업이다. 행태적 조치는 승인 뒤에도 몇 년씩 이어진다. 이번 건은 그 의무를 어겼다는 혐의가 실제로 심의로 올라간 사례다.
다음 관문은 위원회 심의다. 심사관 의견대로 이행강제금과 고발로 갈지, 괌 노선 완화가 기각될지가 그 자리에서 정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