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89 달러대로 내려…사우디 공급 회복에 보름 전 고점보다 14% 아래
WTI 선물 89.66 달러로 집계 구간 저점 부근 / 구간 고점 104.21 달러(16일)보다 14.0% 낮은 자리 / 조달청이 고유가 대응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한 지 이틀 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89.66 달러로 내려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급 회복이 원인이라고 뉴스핌이 보도했다.
본지 집계 구간(9월 11일 이후)에서 저점 부근이다. 구간 저점은 9월 23일 89.37 달러였다.
구간 고점에서 14% 아래…7일 사이 15 달러 폭
9월 11일 이후 유가는 한 방향이 아니었다.
- 9월 11일: 99.94 달러
- 9월 16일: 104.21 달러 — 구간 고점
- 9월 23일: 89.37 달러 — 구간 저점
- 9월 30일: 89.66 달러
고점에서 저점까지 14.24% 내렸다. 지금 값은 구간 고점보다 14.0% 낮다.
고점과 저점은 7일 사이에 14.84 달러 벌어졌다.
공급 쪽 재료만 세 번 바뀌어
유가를 움직인 재료는 계속 갈렸다. 중순까지는 중동 긴장이 값을 올렸고, 하순 들어서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이 거론되며 내렸다. 이번에는 사우디 공급 회복이다.
세 재료 모두 공급 쪽이다. 수요가 아니라 산유국 사정과 지정학이 값을 정하는 국면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방향이 자주 바뀐다.
공급이 값을 정하는 국면에는 수요 쪽 경기 지표 같은 선행 지표가 없다. 조달 계약에서 유가 전망을 근거로 쓰기 어려운 이유다.
조달청 연장 발표 이틀 만에 값이 내려왔다
조달청은 9월 28일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상황의 장기화」를 이유로 아스콘과 종량제 봉투의 시장안정화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했다.
조치는 둘이다.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을 면제해 납품을 빠르게 하고, 원자재값이 오르면 계약가에 즉시 반영하게 했다.
그로부터 이틀 만에 유가가 89 달러대로 내려왔다. 조치를 정하는 시점의 판단과 그 뒤 값의 움직임이 어긋난 경우다.
원화로 보면 하락 폭이 더 크다
같은 유가라도 원화로 치르는 금액은 환율이 함께 정한다. 9월 30일 달러/원은 1,354.11원이고, 구간 고점이던 9월 16일에는 1,368.38원이었다.
원화로 환산하면 배럴당 14만 2,600원에서 12만 1,390원으로 14.9% 내렸다. 달러 기준 14.0%보다 0.9%포인트 크다. 유가가 내리는 동안 원화도 강해졌기 때문이다.
둘이 같은 방향이면 차이가 작지만, 반대로 움직이면 현지 값이 내려도 원가는 오른다. 수입 원가를 볼 때 달러 표시 유가와 원화 환산가를 갈라 봐야 하는 이유다.
수입·조달 기업 시사점
첫째, 원유 부산물을 원료로 쓰는 기업이다. 아스팔트, 나프타, 폴리에틸렌 계열이 여기에 들어간다. 선물이 내렸다고 원료 계약가가 바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현물 고시와 계약 주기만큼 시차가 있다.
둘째, 공공에 아스콘을 납품하는 기업이다. 조달청의 가격 조정 완화는 연말까지 유지된다. 값이 내려가는 국면에서는 이 조치를 쓸 일이 줄어든다.
셋째, 연간 단가 계약을 앞둔 기업이다. 집계 구간 20일 사이에 15 달러 폭으로 오르내렸다. 특정 시점 값으로 1년을 고정하면 그 시점이 고점이었는지 저점이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린다.
다음 관문은 사우디 공급 회복이 이어지는지다. 공급 증가가 이어지면 이번 하락은 방향 전환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