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고유가 대응 조치 연말까지 연장…아스콘·종량제 봉투 가격 조정 완화 유지
9월 말 끝날 한시 조치를 12월 31일까지 미뤄 /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 면제, 원자재값 오르면 즉시 가격 반영 / 국제유가는 배럴당 93.84달러로 이달 들어 다시 상승
조달청이 유가 고영향 물품의 조달시장 안정화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했다. 올해 9월 말 끝날 예정이던 한시 조치다.
대상은 둘이다.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아스콘과 국민 생활에 밀접한 종량제 봉투다.
3월에 시작한 한시 조치…9월 말에서 12월 31일로
조달청은 올해 3월 이 두 물품에 두 가지 조치를 넣었다.
- 다수공급자계약 2단계 경쟁 면제: 신속한 납품이 이뤄지도록 경쟁 절차를 건너뛴다
- 가격 조정 요건 완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물품 가격에 즉시 반영할 수 있게 한다
둘 다 계약가가 원자재값을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문제를 푸는 장치다. 조달 계약은 한 번 맺으면 값을 바꾸기 어려운데, 유가가 빠르게 오르면 납품업체가 손실을 떠안게 된다.
아스콘이 대상인 이유…원료가 원유 부산물이다
아스콘은 아스팔트 콘크리트다. 도로 포장에 쓰이고 원료인 아스팔트는 원유를 정제하고 남는 잔사유에서 나온다. 유가가 오르면 원료값이 따라 오르는 구조다.
공공 발주가 대부분이어서 조달 계약 조건이 그대로 업체 손익이 된다. 조달청이 이 품목을 따로 지정한 이유다.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다시 올라 93달러대
조달청이 든 배경은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상황의 장기화」다.
WTI 원유 선물은 9월 27일 배럴당 93.84달러다. 9월 23일 91.33달러까지 내렸다가 다시 올랐다. 조치를 처음 넣은 3월 이후 유가가 내려가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연장의 근거다.
백호성 조달청 구매사업국장은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에서도 조달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종량제 봉투가 함께 묶인 이유
종량제 봉투는 폴리에틸렌으로 만든다. 원료인 나프타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므로
아스콘과 같은 경로로 유가의 영향을 받는다.
두 품목의 공통점은 원료가 원유 부산물이라는 것, 그리고 공공이 주된 수요처라는
것이다. 민간 거래라면 값을 올려 받거나 계약을 다시 맺으면 되지만, 공공조달은
계약 조건을 바꾸는 절차가 따로 있어야 움직인다. 조달청이 「가격 조정 요건 완화」를
조치로 내놓은 것이 그래서다.
3월 이후 유가는 내려오지 않았다
조치를 처음 넣은 것은 올해 3월이다. 그 뒤 반년 동안 유가가 내려오지 않은 것이
이번 연장의 근거다.
WTI는 9월 들어서만 100달러를 넘었다가 91달러대로 내렸고 다시 93달러대로 올라왔다.
방향이 잡히지 않은 채 높은 자리에 머무는 모양이다. 조달 계약처럼 값을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운 거래에서는 이런 구간이 가장 다루기 까다롭다. 내릴 것으로 보고
낮게 써내면 손실이 나고, 오를 것으로 보고 높게 써내면 낙찰이 안 된다.
가격 조정 요건을 푸는 조치가 값을 낮춰 주지는 않는다. 오른 만큼 계약가에 옮길 수
있게 해 줄 뿐이다. 부담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발주처와 납품업체 사이에서 누가
지느냐를 정하는 조치다.
조달·건설 기업 시사점
첫째, 아스콘을 공공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가격 조정 요건 완화가 12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원자재값 상승분을 계약가에 반영할 수 있는 기간이 3개월 더 생겼다는 뜻이다.
둘째, 도로·토목 공사를 발주받는 건설사다. 2단계 경쟁 면제가 유지되면 아스콘 조달 기간이 짧아진다. 공기 산정에서 자재 수급에 잡아 둔 여유를 다시 볼 수 있다.
셋째, 원유 부산물을 원료로 쓰는 기업이다. 조달청 조치는 공공조달에만 적용된다. 민간 계약은 해당이 없어, 같은 원료값 상승을 계약서의 가격 조정 조항으로 직접 막아야 한다.
연장된 기한은 12월 31일이다. 그때까지 유가가 내려오지 않으면 다시 연장할지, 대상 물품을 늘릴지가 다음 판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