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원유 비중 55.6%로 내려…같은 기간 '수입 총량'도 함께 줄어
관세청, 정유·석유화학 5개사와 한국석유공사·대한석유협회 간담회…파나마 송유관 경유 미국산에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 적용 추진 / 3~9월 중동산 1,547만 톤 감소, 비중동산 948만 톤 증가 / 캐나다산 톤당 686달러로 아랍에미리트(UAE)산 752달러보다 66달러 싸
중동산 원유가 전체 원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5.6%로 내려왔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70.9%였다.
그런데 줄어든 것은 비중만이 아니다. 전체 수입량도 7,950만 톤에서 7,351만 톤으로 7.5% 감소했다. 수입선이 중동에서 비중동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중동산이 빠진 자리를 비중동산이 일부만 채웠다.
중동 5개국 중 넷이 줄고 UAE만 늘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여오는 중동 5개국의 방향이 갈렸다.
- 사우디아라비아: 2,743만 → 2,105만 톤 (23.2% 감소)
- 아랍에미리트(UAE): 1,009만 → 1,156만 톤 (14.5% 증가)
- 이라크: 906만 → 389만 톤 (57.1% 감소)
- 쿠웨이트: 640만 → 302만 톤 (52.8% 감소)
- 카타르: 336만 → 136만 톤 (59.6% 감소)
관세청은 UAE산이 늘어난 이유로 호르무즈 우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확보 노력을 들었다.
비중동산 전방위 증가…증가율은 캐나다, 늘어난 물량은 아프리카
비중동산은 2,315만 톤에서 3,263만 톤으로 40.9% 늘었다. 비중은 29.1%에서 44.4%로 15.3%포인트 올랐다.
- 캐나다: 58만 → 169만 톤 (192.8% 증가)
- 아프리카: 184만 → 446만 톤 (142.4% 증가)
- 호주: 116만 → 224만 톤 (92.8% 증가)
- 미국: 1,209만 → 1,436만 톤 (18.8% 증가)
증가율은 캐나다가 가장 높지만 늘어난 물량은 아프리카가 262만 톤으로 가장 많다. 미국은 227만 톤이다. 증가율 1위와 증가 물량 1위가 다르다.
9월 평균수입가격…캐나다산이 UAE산보다 톤당 66달러 싸
9월 평균수입가격은 산지별로 갈린다.
- 캐나다산: 톤당 686달러
- 카타르산: 692달러
- 사우디산: 716달러
- UAE산: 752달러
가장 싼 캐나다산과 가장 비싼 UAE산의 차이가 톤당 66달러다. 환율로 환산하면 8만 9,125원이다.
가격 차이에 관세가 더해진다. 북미산 원유에 자유무역협정(FTA) 특혜관세를 적용하면 관세 절감액이 연간 7,000억 원 이하이고 도입원가는 톤당 약 3만 원 내려간다는 것이 관세청 추산이다.
관세청은 다변화의 이유로 중동정세 불안과 함께 FTA 지원책을 통한 수입비용 감소라는 경제적 유인을 들었다.
파나마 송유관…운송 55일에서 40일로
이번 간담회에서 업계가 요청한 것은 파나마 송유관을 거친 미국산 원유에도 FTA 특혜관세를 달라는 것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파나마 운하를 지날 수 없어 미국산 원유는 희망봉을 돌아 들어온다. 송유관으로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옮겨 싣는 길이 열리면 운송 기간은 55일에서 40일로, 비용은 2,830만 달러에서 2,430만 달러로 줄어든다.
제3국을 거치면 특혜관세를 받지 못하는 직접운송 요건이 그동안 걸림돌이었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파나마 세관 등 권한 있는 당국이 발급한 확인서류로 이 요건을 충족시키는 방안을 즉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수입·조달 기업 시사점
첫째, 원유를 직접 들여오는 정유·석유화학 기업이다. 북미산은 FTA 특혜관세로 톤당 약 3만 원이 내려간다. 캐나다산은 앨버타 주정부 확인서류로 원산지 입증을 대체할 수 있게 됐고, 미국산은 간소화된 서류로 직접운송 예외를 인정받는다.
둘째, 나프타 계열 원료를 쓰는 기업이다. 호주산 천연가스액은 품목분류가 석유제품으로 바뀌어 세율이 3%에서 0%가 됐고 비축의무도 빠져, 비축시설이 없는 석유화학 업체도 직접 수입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산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는 원산지증명서 발급 기간이 평균 6개월에서 2개월 안으로 줄었다.
셋째, 해상운임을 원가에 반영하는 기업이다. 중동발 원유의 운임·보험료 상승분을 과세가격에서 빼는 특례는 5월부터 시행 중이고 3월 수입신고분까지 소급된다. 지금까지 100건, 602억 원이 지원됐다. 우회 항로와 환적운송까지 넓히는 특례는 아직 검토 단계다.
9월 당월 비중은 55.5%로 3~9월 누계와 거의 같고, 1년 전 같은 달 74.7%보다 19.2%포인트 낮다. 연말까지 미국산 513만 톤, 캐나다산 74만 톤을 추가로 들여온다는 것이 업계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