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성장 이끈 정부·투자…내수 확대와 가계 회복의 간극
- 3분기 GDP 전기 대비 1.0% 성장, 내수 기여도 0.9%포인트
- 정부 기여도 0.8%포인트로 확대된 반면 민간은 축소
- 설비투자·수출 증가에도 수입 공제로 순수출 기여는 소폭
- 제조업·서비스업 격차와 소득의 소비 전환이 성장 지속성 좌우
한국 경제가 3분기에 전 분기보다 1.0% 성장했지만 성장의 내용은 가계 소비가 살아난 경기 회복과 달랐다. 정부 지출과 투자가 내수 기여를 높인 가운데 제조업의 생산 확대가 서비스업보다 두드러져, 성장률 개선이 기업과 가계 전반으로 확산됐는지가 다음 판단의 핵심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였다. 같은 분기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1%포인트로, 내수가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와 가계 지출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함께 성립한다. 내수와 소비를 같은 뜻으로 사용하면 이번 성장의 주체와 지속성을 잘못 판단하게 된다.
11월의 경기 판단에 필요한 질문은 이미 발표된 성장률을 다시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수출과 투자의 증가가 어떤 생산을 늘렸는지, 정부의 기여 확대가 민간 부문의 자생적 성장과 어떻게 다른지, 늘어난 국내 소득이 가계 구매력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속보치의 지출·생산·주체별 표를 나란히 보면 같은 성장을 서로 다른 경로에서 평가할 수 있다.
성장률 재상승…전기 대비와 전년 대비의 다른 방향
3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은 2분기의 0.6%보다 높아졌지만 1분기의 1.8%에는 못 미쳤다. 한 분기 둔화 뒤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졌다는 결과다. 반면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3.8%, 2분기 3.7%, 3분기 3.4%로 낮아졌다. 최근 분기의 개선과 지난해 대비 증가율 둔화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부터 구분해야 한다.
전기 대비 수치는 계절조정 계열로 바로 앞 분기와 비교하고 전년 동기 대비는 원계열로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한다. 따라서 두 증가율의 방향이 다르다고 통계가 충돌하는 것은 아니다. 직전 분기에 비해 생산이 더 빠르게 늘어도 지난해의 비교 기준이 달라지면 전년 대비 증가율은 낮아진다.
올해의 분기 증가율을 연결한 수준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GDP를 100으로 가정하고 발표된 전기 대비 증가율을 차례로 적용하면 올해 3분기는 약 103.44가 된다. 이는 해당 분기의 생산 수준이 가정한 출발점보다 얼마나 높아졌는지 보여주는 계산이며 올해 연간 성장률을 추정한 값은 아니다.
연간 성장률은 올해 각 분기의 생산을 지난해 전체와 비교해야 하므로 마지막 분기의 수준 변화와 같지 않다. 기업이 올해 매출 계획을 수정할 때 분기 성장률을 단순히 더해 연간 시장 성장률로 쓰면 비교 대상이 달라진다. 이번 1.0%는 3분기 생산의 증가를 보여주지만 아직 발생하지 않은 4분기의 생산까지 포함하지 않는다.
분기 성장의 방향이 개선됐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한 긍정 요인이다. 다만 경기 회복의 범위를 평가하려면 총량을 높인 항목이 어떤 항목을 대신했는지 살펴야 한다. 내수·순수출과 민간·정부의 기여 변화가 이번 분기 성장률 재상승의 구성을 보여준다.
내수 기여 확대…소비보다 투자 변화가 중심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0.3%포인트에서 3분기 0.9%포인트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순수출 기여도는 0.3%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낮아졌다. 3분기 성장의 중심이 지출 구분상 내수로 이동했다는 평가에는 근거가 있지만, 그 내수가 가계의 소비였다고 표현하면 항목이 바뀐다.
최종소비지출의 기여도는 2분기와 3분기 모두 0.2%포인트였다. 내부에서는 민간소비 기여가 줄고 정부소비 기여가 늘었지만 합계에서는 증가가 없었다. 내수 기여가 확대된 핵심은 최종소비지출의 기여도 상승보다 총고정자본형성의 기여도 상승에 있다.
총고정자본형성의 기여도는 2분기 0.2%포인트에서 3분기 0.6%포인트로 높아졌다. 설비와 건설, 연구개발·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한 지식재산생산물투자가 함께 들어가는 항목이다. 내수 확대라는 하나의 표현 안에서도 당장 소비되는 재화·서비스와 생산 기반에 투입되는 자산의 비중이 다르다는 의미다.
재고증감 및 귀중품 순취득의 기여도도 2분기 -0.1%포인트에서 3분기 0.1%포인트로 바뀌었다. 최종소비 합계의 기여가 유지된 가운데 고정투자와 재고 관련 항목의 변화가 내수 기여 확대를 설명한다. 단, 공표 기여도는 반올림 값이어서 부분합과 합계가 다를 수 있으며, GDP 지출 분해에는 별도의 통계상 불일치도 포함된다. 3분기 통계상 불일치의 기여도는 -0.1%포인트이므로 내수와 순수출만으로 완결된 지출 합계라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이 구성은 경제정책의 성과 평가에서도 중요하다. 투자 증가는 현재 생산을 늘리는 동시에 향후 공급능력에 영향을 주지만 가계가 체감하는 판매·서비스 수요의 회복과는 시차가 있다. 내수 기여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소비 부양이 이미 광범위한 성과를 냈다고 판정하면 실제 기여도의 구성을 빠뜨린다.
정부 기여 확대…소비와 투자 모두 증가
주체별 성장기여도는 정부가 2분기 -0.5%포인트에서 3분기 0.8%포인트로 높아졌고 민간은 1.1%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낮아졌다. 전체 성장률이 높아졌어도 그 증가를 누가 담당했는지는 앞 분기와 크게 달랐다. 이는 정부의 생산·지출 관련 기여가 확대됐다는 뜻이며 민간 부문이 일제히 호전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부소비 기여도는 3분기 0.3%포인트였고 정부의 총고정자본형성 기여도는 0.5%포인트였다. 두 항목을 함께 보면 정부 기여 확대가 소비지출에만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난다. 정부가 경상적인 재화·서비스를 구매하는 부분과 자산 형성에 투입하는 부분을 구분해야 재정 집행이 어느 산업의 수요에 영향을 주는지 판단할 수 있다.
정부소비는 전 분기보다 1.9%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모두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공공기관의 사무용품 구매만을 뜻하지 않으며 정부가 부담하는 보건 관련 서비스 지출도 포함된 증가다. 이번 자료에는 각 요인이 전체 증가를 얼마나 설명했는지 세부 금액이 제시되지 않아 그 비중을 임의로 나눌 수 없다.
민간 부문에서도 모든 투자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 민간 총고정자본형성의 성장기여도는 3분기 0.1%포인트로 양수였지만 2분기의 0.7%포인트보다는 낮아졌다. 정부 투자의 기여는 같은 기간 -0.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전환됐다. 투자 합계의 개선과 민간 투자 기여의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구성이다.
여기서 정부의 성장기여도를 정부 예산이 차지하는 GDP 비중으로 바꾸면 안 된다. 기여도는 해당 분기 성장률에 더한 변화량이지 전체 생산에서 정부 부문이 차지하는 규모가 아니다. 또한 정부 지출의 직접 기여와 민간 활동에 미친 간접 효과를 구분해야 특정 정책의 승수나 효과를 과장하지 않는다.
설비투자 증가…반도체 장비 중심이지만 전체와 구분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4.1%, 전년 동기보다 9.4%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산업의 생산 기반에 대한 지출이 늘어났다는 해석의 근거지만 설비투자 전체를 민간 반도체 기업의 투자액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GDP에 대한 설비투자 성장기여도는 2분기 0.0%포인트에서 3분기 0.4%포인트로 높아졌다. 증가율과 기여도는 기준이 다르다. 설비투자 자체는 4.1% 늘었지만 경제 전체 성장률에 더한 크기는 0.4%포인트이며, 둘을 섞으면 투자의 경제적 영향을 과장한다.
설비투자는 생산능력 확장뿐 아니라 기존 설비의 교체나 생산공정 개선도 포함한다. 이번 발표가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증가 요인으로 제시했다고 해서 모든 장비가 신규 공장 증설에 들어갔다고 확정할 수 없다. 장비 투자의 산업적 의미를 평가할 때는 생산능력 증가와 공정 고도화가 각각 어떤 수익으로 이어지는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수입에서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가 증가 요인으로 제시됐다. 국내 투자 수요가 해외 장비 수입과 함께 늘어난 구조라는 점에서, 설비투자 증가액을 전부 국내 장비업체의 매출 증가로 바꿀 수 없다. 수입한 기계를 국내 공장에 설치하는 투자와 국내에서 생산한 기계를 구매하는 투자는 국내 부가가치에 미치는 경로가 다르다.
그렇다고 수입 장비 투자를 국내 성장에 불리한 지출로만 볼 이유도 없다. 장비가 가동돼 이후 생산성과 생산량을 높인다면 장기적인 국내 부가가치 증가의 기반이 된다. 현재 분기의 국내 생산과 향후 생산능력 확대라는 두 시점을 나눠야 수입 공제와 투자 증가가 함께 나타난 결과를 제대로 평가한다.
설비투자의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논리는 미래의 공급 기반이 늘어난다는 데 있다. 반대 해석은 그 투자가 특정 산업과 장비에 집중될 경우 다른 업종의 수요와 고용에 즉시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자료는 투자 증가의 방향을 확인하지만 기업별 투자 수익률이나 가동 이후 생산량을 미리 확정한 자료는 아니다.
지식재산 투자 지속…설비와 다른 생산 기반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가 늘면서 전기 대비 2.3% 증가했다. 2분기의 3.4%보다 증가율은 낮아졌지만 GDP 성장기여도는 두 분기 모두 0.2%포인트였다. 증가율 둔화만 보고 기여가 사라졌다고 표현하거나 기여도가 같다고 투자 활동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해석하면 기준을 혼동한다.
설비투자가 물리적 생산능력과 관련된 반면 연구개발·소프트웨어 투자는 기술과 업무 체계의 개선에 관계가 있다. 이번 분기의 생산에 반영되는 시점과 그 자산이 이후 수익을 내는 시점은 다를 수 있다. 기업의 투자 집행이 단기 성장률을 높였다는 사실만으로 향후 성과가 이미 실현됐다고 쓸 수는 없다.
국내 소프트웨어와 연구개발 서비스 기업에는 장비 수입과 다른 매출 경로가 열린다. 다만 국민계정의 지식재산생산물투자에는 기업 내부에서 수행한 연구개발 등도 포함되므로 해당 증가율을 외부 서비스업체의 수주 증가율로 옮길 수 없다. 투자 통계가 늘었다는 사실과 거래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범위가 같지 않다는 의미다.
이 항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6.5%로 설비투자와 함께 생산 기반 지출이 늘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단기 소비가 감소한 분기에 두 투자 항목이 증가했다는 구성은 한국 경제의 수요가 모두 위축된 것이 아니라 배분이 달랐다는 근거다. 향후 생산성이 실제로 개선되는지는 투자 집행 이후의 성과이며 이번 분기에 앞당겨 계상할 수 없다.
정책당국이 투자 확대를 평가할 때도 설비와 지식재산을 하나의 투자 총액으로만 보면 산업별 차이가 약해진다. 수입 장비 조달에 필요한 금융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인력·계약은 다른 조건을 갖는다. 같은 투자 증가라도 정책의 집행 경로와 국내 공급업체가 얻는 수요는 구체적인 자산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수출 증가에도 순수출 기여 축소…수입 공제의 영향
3분기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원유와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이 늘어 2.4%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보다 낮다는 사실만으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음수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GDP에 대한 수출 기여도는 1.1%포인트였고 수입의 공제 기여는 1.0%포인트였다. 그 차이인 순수출 기여도는 0.1%포인트로 양수였다. 수출과 수입의 기준 규모가 다르므로 증가율의 단순 차이가 기여도의 차이와 같지 않다는 점이 이번 표에서 확인된다.
2분기 수출 기여도는 0.6%포인트, 수입 공제 기여는 0.3%포인트여서 순수출은 0.3%포인트였다. 3분기에 수출의 총기여는 커졌지만 수입의 공제 기여가 더 크게 늘면서 순기여는 낮아졌다. 수출의 확대와 순수출 기여의 축소가 함께 나타난 이유다.
수입은 국내 소비나 투자, 수출 생산에 필요한 투입재를 포함하므로 그 증가를 모두 국내 수요의 해외 유출로만 평가하기 어렵다. 이번에는 투자 증가와 관련된 반도체 제조용 기계가 수입 증가 요인으로 제시됐다. 수입을 공제하는 것은 다른 지출 항목에 포함된 해외 생산분을 국내 생산으로 중복 계산하지 않기 위한 것이지 해당 수입이 경제에 쓸모없다는 평가가 아니다.
수출 기업에는 총수출 증가가 매출과 생산 확대의 근거인 반면 경제 전체에는 수입 투입을 제외한 국내 부가가치가 중요하다. 수출 물량이 늘어도 수입 원료·장비가 함께 늘면 당기 순수출 기여는 제한된다. 그러나 설비 수입이 이후의 생산능력을 높이는 효과는 그 분기의 순수출 기여와 다른 시간에 발생한다.
따라서 이번 성장을 수출 주도인지 내수 주도인지 둘 중 하나로만 구분하면 투자와 수입의 연결을 빠뜨린다. 지출 분해상 내수의 기여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 투자 가운데 일부는 수출 산업과 연결돼 있다. 반대로 수출이 늘었다는 이유로 정부 투자와 소비가 성장에 더한 기여를 제외해서도 안 된다.
건설투자 소폭 반등…전년 수준 회복과는 거리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늘면서 전기 대비 0.7% 증가했다. 2분기의 0.1% 감소에서 방향이 바뀌었고 GDP 성장기여도도 0.0%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높아졌다. 투자의 한 축이 감소를 멈추고 증가했다는 점은 총량 성장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 건설투자는 0.7% 감소했다. 직전 분기보다 늘어났다는 결과와 지난해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결과가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전월이나 전분기 반등을 건설 경기의 전면 회복으로 표현하면 여전히 낮은 비교 수준을 놓친다.
생산 측면의 건설업도 전기 대비 2.0%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 감소했다. 건설투자와 건설업 부가가치는 서로 다른 개념이므로 증가율이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두 지표 모두 최근 분기 개선과 전년 대비 감소가 함께 나타났다는 점에서는 방향이 일치한다.
토목건설의 증가는 건축물 공급과 다른 수요 구조를 갖는다. 공공 인프라 공사가 늘어나는 상황을 주택이나 민간 상업시설의 신규 건설이 모두 회복한 것으로 확대할 수 없다. 이번 자료가 증가 요인으로 명시한 것은 토목건설이며, 이를 근거로 모든 건설자재의 판매 계획을 같은 폭으로 높이는 방식은 업종 구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시멘트와 강재, 전기·기계설비 업체에도 실제로 참여한 공사의 종류와 공정이 중요하다. 토목과 건축은 자재 투입 시기와 품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건설투자 전체의 증가를 확인하더라도 계약 물량과 매출 인식은 개별 공정의 진도에 따라 달라지며, 성장률 개선만으로 모든 협력업체의 자금 회수가 빨라졌다고 판단할 수 없다.
민간소비 감소…정부소비와 상쇄된 최종소비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2% 감소했고 한국은행은 승용차·가전제품 등 재화와 금융·음식 등 서비스가 모두 줄었다고 설명했다. GDP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도는 2분기 0.2%포인트에서 3분기 -0.1%포인트로 낮아졌다. 성장률이 높아진 같은 분기에 가계 중심 수요의 기여는 오히려 약해진 것이다.
정부소비 기여도는 같은 기간 0.0%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높아져 민간소비의 감소를 상쇄했다. 최종소비 합계의 기여가 유지된 이유다. 민간과 정부의 구매가 서로 다른 품목과 서비스에 배분되므로 합계가 유지됐다고 소비 관련 산업의 매출이 모두 같았다고 볼 수는 없다.
전년 동기 대비 민간소비는 1.1% 증가했다. 이는 소비 수준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높다는 뜻이지만 최근 분기의 감소와 상충하지 않는다. 생활 밀착 업종의 경기와 성장률 총량 사이의 차이를 평가할 때는 비교 시점을 맞춰야 소비가 늘었다는 주장과 줄었다는 주장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이번 특집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월의 구매 품목 변화보다 GDP 전체를 구성하는 지출의 비대칭이다. 소비 감소를 정부소비와 투자가 보완한 성장은 소비와 투자가 함께 늘어나는 성장과 파급 범위가 다르다. 장비·공사 수요의 수혜를 받는 업체와 생활 소비를 상대하는 업체가 같은 성장률 아래 다른 영업 환경을 겪는 구조다.
이를 가계의 소비 의지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소득과 자산, 부채 상환, 상대가격과 지출 시기 등 여러 요인이 소비에 영향을 주지만 이번 GDP 표는 각 요인의 인과적 기여를 분해하지 않는다. 확인되는 사실은 민간소비의 감소와 정부소비·투자의 증가이며 정책 판단도 이 구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제조업 기여 확대…서비스업은 증가 폭 둔화
생산 측면에서는 제조업이 전기 대비 2.0% 증가해 전체 성장률에 0.6%포인트를 더했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기계·장비의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수출과 설비투자에서 확인된 생산재 중심의 확대가 생산 측면에서도 나타난다.
서비스업은 전기 대비 0.2% 증가해 기여도가 0.1%포인트에 그쳤다. 2분기 서비스업 증가율 1.0%, 기여도 0.6%포인트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와 기여가 모두 낮아졌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같은 속도로 개선된 회복이 아니라 제조업의 기여가 더 두드러진 분기다.
서비스업 내부에서도 사업서비스업은 3.9%, 정보통신업은 1.6%, 운수업은 1.4% 증가한 반면 금융·보험업은 4.3% 감소했다. 도소매·숙박음식업도 0.4%, 부동산업은 0.2% 감소했다. 서비스업 평균의 작은 증가 안에 생산과 기업 활동에 가까운 부문과 다른 부문의 차이가 들어 있다.
사업서비스와 운수의 증가는 제조업 생산·거래와 연결될 수 있는 경로를 갖지만 이번 표만으로 특정 제조업이 해당 서비스 증가를 얼마나 만들었는지 산출할 수 없다. 서비스업의 증가를 모두 소비 회복으로 설명하거나 반대로 소비 감소를 근거로 서비스업 전체가 줄었다고 표현하면 실제 결과와 달라진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제조업이 7.0%, 서비스업은 2.4% 증가했다. 제조업이 전기 대비뿐 아니라 전년 대비로도 더 빠르게 증가한 구조다. 다만 산업별 고용이나 임금의 변화를 직접 제시한 자료는 아니므로 제조업의 높은 증가율을 가계의 근로소득 증가율로 바꿀 수 없다.
기업의 수요 전망에는 이 구분이 필요하다. 공장 가동과 물류, 기업용 정보서비스를 상대하는 업체는 제조업 중심의 생산 확대와 연결될 여지가 있지만, 음식과 소매 수요를 상대하는 업체의 실적은 다른 항목의 영향을 받는다. 경기 회복을 산업 전체의 공통 매출 전망으로 적용하기보다 실제 고객의 지출 항목에 맞추는 편이 이번 GDP 구성과 일치한다.
국내총소득의 큰 증가…가계 처분가능소득과 다른 범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3.4% 늘어 GDP 성장률 1.0%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GDI는 18.8% 증가해 GDP의 3.4%와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에서 생산한 물량의 증가와 그 생산으로 확보하는 실질 구매력의 증가가 같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의 통계 설명에 따르면 실질 GDI는 실질 GD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익을 조정한 지표다. 같은 물량을 생산하더라도 수출품과 수입품의 상대가격이 달라지면 국내 생산의 구매력이 달라진다. 이번 GDP와 GDI의 차이는 생산량만으로 국내 구매력의 변화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GDI 증가를 가계 소득이 같은 비율로 늘었다는 의미로 사용하면 안 된다. GDI는 경제 전체의 생산에 따른 실질 구매력이고 가계가 세금과 이전 등을 반영해 소비와 저축에 사용할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과 범위가 다르다. 기업의 소득 개선과 정부의 소득, 가계 소득 사이의 배분은 별도의 과정이다.
따라서 실질 국내총소득의 큰 증가와 민간소비 감소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사실은 통계적 모순이 아니다. 국내 구매력의 개선이 기업 이익과 투자 재원으로 남거나 가계에 배분되더라도 저축과 상환에 쓰이면 소비는 같은 폭으로 늘지 않는다. 이번 자료만으로 어느 경로가 얼마를 차지했는지 계산할 수는 없지만 지표의 대상이 다르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낙관적인 해석은 국내 구매력의 개선이 이후 임금과 배당, 투자 확대를 통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될 기반이 생겼다는 것이다. 반대 해석은 소득 개선이 특정 생산 부문에 집중되면 가계의 소비 회복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데 있다. GDI와 GDP의 차이를 곧바로 소비 증가 전망으로 연결하기보다 소득 배분과 사용 경로를 함께 보아야 한다.
전년 대비 성장의 구성…분기 개선과 다른 지속성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분해하면 내수 기여도는 2.2%포인트, 순수출 기여도는 1.2%포인트였다. 2분기와 비교해 내수 기여는 같은 수준이었고 순수출 기여는 1.6%포인트에서 낮아졌다. 최근 분기의 내수 기여 확대와 전년 대비 내수 기여 유지가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민간소비의 전년 대비 기여도는 2분기 1.2%포인트에서 3분기 0.5%포인트로 낮아졌다. 반면 총고정자본형성의 전년 대비 기여도는 0.7%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높아졌다. 투자와 소비의 차이는 전기 대비 분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전년 대비 비교에서도 확인된다.
설비투자의 전년 대비 기여도는 0.8%포인트,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5%포인트였고 건설투자는 -0.1%포인트였다. 고정투자 합계의 개선 안에서도 설비와 지식재산의 증가가 건설의 감소를 보완한 구성이다. 투자라는 이름의 합계가 늘었다고 건설시장까지 같은 강도로 회복한 것은 아니다.
주체별 전년 대비 기여도는 민간 3.0%포인트, 정부 0.4%포인트로 전기 대비 분해와 차이가 크다. 3분기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정부 기여가 크지만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하면 민간의 기여가 더 크다. 비교 기간을 표시하지 않은 채 정부가 성장을 전적으로 담당했다고 일반화하면 연간 흐름을 왜곡한다.
이 차이는 정책의 시점을 평가하는 데 특히 중요하다. 특정 분기의 집행 증가가 크게 기여했어도 한 해 동안의 민간 생산 확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전년 대비 민간 기여가 크다는 이유로 최근 분기의 민간 기여 둔화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최근 변화와 누적된 수준을 함께 제시해야 성장의 지속성을 균형 있게 평가할 수 있다.
재고·최종수요의 비교…서로 다른 합계를 같은 성장률로 사용 금물
재고 관련 항목의 전기 대비 기여도가 양수로 전환됐다는 사실은 생산과 판매의 시간 차이를 검토할 이유가 된다. 다만 재고가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기업의 판매가 부진했다고 결론 낼 수는 없다. 계획된 재고 확보와 판매 차질에 따른 누적은 경제적 의미가 다르며 GDP 표는 그 원인을 분해하지 않는다.
또한 기여도의 증가는 재고 보유액이 같은 비율로 늘었다는 뜻이 아니다. 재고증감은 지출 흐름의 일부로 GDP에 반영되며 공표된 값은 성장률에 대한 기여다. 재고의 수준과 증가분, 증가분의 변화는 서로 다른 대상이어서 매출과 재고 회전의 관계를 판단할 때 기업 자료가 추가로 필요하다.
한국은행 자료에는 GDP에 대한 기여도 외에 최종수요에 대한 지출항목별 기여도도 따로 실려 있다. 이 표에서 3분기 최종수요는 전기 대비 1.5% 증가했고 내수 기여는 0.7%포인트, 수출 기여는 0.8%포인트였다. GDP 기여도의 내수 0.9%포인트와 순수출 0.1%포인트를 이 표에 섞으면 합계와 분모가 모두 달라진다.
최종수요는 수입을 공제해 국내 생산을 계산한 GDP와 범위가 다르다. 따라서 최종수요 표의 수출 기여가 크다는 이유로 GDP 순수출 기여가 같은 크기라고 표현할 수 없다. 내수와 수출의 구매 활동을 살피는 목적과 그중 국내에서 생산한 부가가치를 살피는 목적을 구분해야 한다.
수출과 내수의 이분법을 피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출 생산에 필요한 투자가 국내 지출로 잡히고 그 장비의 해외 생산분은 수입으로 공제된다. 같은 거래가 지출의 종류와 생산의 소재지라는 다른 기준에서 분류되는 것이므로 표 하나에서 항목의 이름만 보고 경제적 성격을 확정하면 실제 연결을 놓친다.
정책 평가의 초점…총량 부양보다 확산 경로
정부 기여가 확대된 분기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근거는 민간 수요가 약한 부분을 공공 지출이 보완했다는 점이다. 생산과 투자 집행이 유지되면 공급업체의 매출과 공사의 진행을 통해 경제 활동이 이어진다. 단기적으로 정부의 기여 확대가 없었던 경우와 비교한 효과를 따로 추정하지 않더라도 실제 양의 기여는 공식 표에서 확인된다.
반대 평가는 그 기여가 앞으로도 같은 폭으로 반복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집행 시점이 앞당겨졌거나 지연된 지출이 특정 분기에 반영됐다면 다음 분기에는 비교 기준이 달라진다. 이번 자료만으로 집행 시점의 효과를 모두 분해할 수는 없으므로 정부 기여를 영구적인 성장 속도로 가정해서는 안 된다.
투자 중심 성장은 향후 생산능력의 개선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의 소비와 서비스 회복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 생산능력을 늘리는 산업의 매출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려면 국내 조달과 고용, 소득 배분의 경로가 필요하다. 수입 장비 비중과 업종별 생산 구성이 다른 만큼 같은 투자 증가에도 국내 수요의 파급은 달라진다.
통화정책도 GDP 성장률 하나만으로 방향을 정할 수 없다. 제조업 생산과 투자 확대는 총수요와 공급능력에 서로 다른 시차로 영향을 주고 민간소비의 감소는 다른 부문 수요의 약화를 보여준다. 이번 특집의 GDP 자료는 그 구성을 보여주는 근거이며 물가나 금융안정 자료 없이 특정 금리 결정을 확정하는 근거는 아니다.
재정정책의 과제는 성장률을 높인 집행을 소비 회복으로 곧바로 간주하기보다 어느 산업과 가계에 소득이 연결되는지 살피는 데 있다. 공공 공사와 장비 구매의 직접 효과가 확인되더라도 하도급 대금 지급이나 국내 조달의 정도에 따라 파급 경로는 달라진다. 이는 특정 사업의 지급 지연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아니라 같은 정부 기여도를 실제 경제 활동으로 연결할 때 필요한 구분이다.
기업의 계획 수정…고객의 지출 항목에 맞춘 판단
장비와 산업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기업에는 고정투자 증가가 직접적인 비교 기준이다. 그러나 전체 설비투자가 늘었다고 모든 장비의 국내 수주가 늘어난 것은 아니며, 수입과 내부 개발을 포함한 통계의 범위를 자사 시장 규모와 구분해야 한다. 고객의 투자 승인과 납품 일정이 확인된 계약에서 매출 전망을 구체화하는 편이 총량 증가율을 일괄 적용하는 것보다 정확하다.
건설자재와 공사용 설비 공급업체에는 토목 중심의 반등과 전년 수준 미회복이 함께 중요한 조건이다. 신규 주택 사업을 상대하는 업체와 토목 공사에 참여하는 업체는 같은 건설투자 증가에서도 수요가 다르다. 계약된 공정과 대금 지급 일정에 따라 필요한 재고와 운전자금의 규모가 달라진다.
생활 소비 관련 기업에는 전체 성장률 상승보다 민간소비와 도소매·숙박음식업의 방향이 더 가까운 비교 대상이다. 정부소비가 늘어 최종소비 합계가 유지됐더라도 그 지출이 자사 제품의 수요로 들어오는지는 별개다. 소비자 상대 매출의 회복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조업 성장률을 재고 확대의 근거로 쓰면 실제 고객 수요와 계획이 벌어진다.
수출기업에는 수출 물량의 증가와 수입 장비·원료 조달이 함께 나타난다는 점이 자금 계획의 변수다. 설비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생산 확대 뒤 수출대금을 받는 구조라면 성장하는 동안에도 현금 소요가 커진다. 국가 전체의 GDI 개선이 곧바로 개별 업체의 현금 흐름 개선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 과정에서 드러난다.
금융기관에는 차입자의 업종과 지출 성격을 구분할 필요가 커졌다. 투자 확대 기업의 자금 수요와 소비 부진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는 성장률이 같은 경제 안에서도 성격이 다르다. 총량 개선을 모든 기업의 상환 능력 개선으로 간주하거나 소비 감소만으로 투자 기업의 수요까지 위축됐다고 판단하면 업종별 실적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성장의 지속성…정부·투자에서 민간 수요로 이어질 조건
이번 성장을 낙관적으로 평가할 근거는 투자와 제조업 생산이 늘고 국내 실질 구매력도 생산량보다 빠르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현재의 장비·연구개발 투자가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그 성과가 임금과 배당, 국내 조달로 이어지면 성장의 범위가 넓어진다. 정부 지출은 그 과정에서 약한 수요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반대 해석은 최근 분기의 민간 기여가 약해지고 서비스업의 증가가 둔화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일부 산업의 투자와 수출이 늘어도 가계 수요와 다른 산업의 매출이 함께 확대되지 않으면 회복의 체감은 고르지 않다. 정부 기여 확대가 일시적인 집행 효과에 머무르고 민간 지출이 이를 이어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같은 성장률이 반복되기 어렵다.
속보치는 분기 마지막 달의 일부 실적을 추정해 작성한 수치여서 이후 잠정치에서 수정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자료가 보여주는 구성은 분명하다. 내수 기여의 확대는 소비 전반의 호전보다 정부와 투자, 재고의 변화에서 나왔고 수출 증가는 수입 공제와 함께 평가해야 한다.
민간소비가 회복되고 서비스업의 증가가 제조업의 확대와 함께 이어진다면 3분기의 성장은 더 넓은 수요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반대로 정부 집행과 특정 산업 투자에 대한 의존이 유지된다면 생산 총량의 개선과 기업·가계의 체감 사이의 차이가 계속될 수 있다. 기업의 계획을 바꿀 근거는 성장률 숫자 하나가 아니라 자사 고객의 지출이 어느 항목에서 늘어나고 그 수요가 확정된 계약과 소득으로 얼마나 이어지는가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