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 114억달러…산업 육성법은 화장품법 이후 26년 만에 처음
8월 20일 국회 본회의 통과 / 혁신형 화장품 기업 인증·5년 종합계획 / 9월 7일 지코라스 출범, 13개국 16개 기관·세계 수출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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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이 지난해 114억달러를 수출했다. 역대 최대이고 세계 2위 수준이다. 국내 중소기업 수출 품목 가운데 1위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이 9월 16일 전한 수치다.
이만큼 파는 산업인데 키우는 법이 없었다. 1999년 9월 7일 만들어진 화장품법은 안전과 표시를 다루는 규제법이다. 산업을 어떻게 키울지는 담겨 있지 않았다.
그 자리를 메우는 법이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화장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다. 화장품법 제정으로부터 26년 11개월 만이다.
제조사만이 아니라 원료·용기·유통까지다
법이 지원 대상으로 잡은 범위가 넓다.
| 담긴 것 | 내용 |
|---|---|
| 지원 범위 | 제조·브랜드 기업뿐 아니라 연구개발·원료·용기·유통 등 생태계 전반 |
| 우대 대상 | 중소·중견기업 |
| 인증 제도 | 연구개발 투자와 해외 진출 역량을 갖춘 곳을 「혁신형 화장품 기업」으로 인증 |
| 인증 혜택 | 정부·지방정부 지원 사업과 연구개발 사업에서 우대 |
| 계획 수립 | 보건복지부 장관이 5년마다 종합계획 |
| 심의 기구 | 민관이 참여하는 화장품산업 육성·지원위원회 |
눈여겨볼 대목은 범위다. 화장품 수출이라고 하면 브랜드사와 제조사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수출을 떠받치는 것은 그 아래 원료와 용기를 대는 회사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고 지금까지 「화장품 회사」로 분류되지 않아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법이 이 범위를 명시했다는 것은 지원 대상 기업 수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화장품 수출을 막는 것은 관세가 아니다
같은 날짜에 붙은 소식이 하나 더 있다. 9월 7일 지코라스(GCORAS)가 출범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도한 글로벌 화장품 규제기관장 협의체로, 정책브리핑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 항목 | 내용 |
|---|---|
| 참여 | 13개국 16개 기관 (브라질·UAE·EU 대표부 등) |
| 규모 | 참여국 화장품 수출 비중이 세계 시장의 약 46% |
| 의장국 | 대한민국이 초대 의장국 |
| 결과물 | 규제 협력에 관한 「서울 선언문」 채택 |
식약처 김지연 화장품정책과장은 이 협의체의 목적을 이렇게 밝혔다.
지코라스를 통한 비관세 규제 장벽 완화와 국제 사회가 공동 대응하는 네트워크가 K-뷰티 세계 진출의 발판이 되도록 더 힘쓰겠습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지연 화장품정책과장,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6년 9월 16일
「비관세」라는 말에 이 사안의 핵심이 있다. 화장품 수출을 막는 것은 관세가 아니라 인허가다. 나라마다 허용 성분이 다르고 등록 절차가 다르다. 같은 제품을 10개국에 팔려면 10번 다르게 서류를 만든다. 관세를 깎아 주는 협정으로는 풀리지 않는 비용이다.
세계 시장의 46%를 차지하는 규제기관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한국이 의장을 맡았다. 규제를 맞춰 가는 협의체에서 의장국이 된다는 것은, 기준을 정하는 쪽에 선다는 뜻이다.
브랜드가 커진 만큼 위조품도 늘었다
지식재산처는 같은 행사에서 위조 화장품 대응 정책을 내놓았다.
- 해외 온라인 위조상품 유통 대응 — 전 세계 1,600여 개 플랫폼 모니터링과 차단 지원
- 가짜 K-브랜드 신고센터 — 사진과 위치 정보만으로 실시간 신고
- AI 활용 대응 — 구매한 위조 의심 상품을 AI가 가려내 판매자 제재와 환불로 연결
1,600개라는 숫자가 문제의 크기를 말해 준다. 위조는 브랜드가 팔릴 때만 생긴다. 이 정책이 필요해졌다는 것 자체가 K-뷰티가 그만큼 팔리고 있다는 증거다. 동시에 위조품에 넘어간 매출과 떨어진 브랜드 가치는 114억달러 안에 잡히지 않는다. 수출 통계는 판 것만 세지 빼앗긴 것을 세지 않는다.
수출하는 쪽에서 볼 것
첫째, 「혁신형 화장품 기업」 인증 기준이다. 법에는 연구개발 투자와 해외 진출 역량이라고만 적혀 있다. 숫자로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시행령에서 정해진다. 그 선이 어디에 그어지느냐에 따라 우대를 받는 회사와 못 받는 회사가 갈린다.
둘째, 5년 종합계획에 원료·용기가 얼마나 들어가는지다. 법이 범위를 넓혀 놓아도 돈이 브랜드사 쪽으로만 가면 달라지는 것이 없다. 복지부 장관이 세우는 첫 종합계획에서 확인된다.
셋째, 지코라스가 실제 서류를 줄이는지다. 선언문은 선언문이다. 참여국 사이에서 성분 목록이나 등록 절차가 실제로 하나로 합쳐지는 일이 나와야 수출하는 쪽의 비용이 줄어든다. 그때가 오면 10개국에 10번 하던 일이 줄어든다.
세계 2위까지는 기업이 만들었다. 여기서부터는 기준을 누가 쓰느냐의 문제로 넘어간다. 이번에 통과한 법과 새로 생긴 협의체가 둘 다 이것을 겨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