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26% 하락…AI 감속론·중동 유가·미 물가가 한날 겹쳤다
6,684.37로 225.54포인트 하락, 이틀 합쳐 4.97% 하락 / 아시아·중화권 14곳 중 최대 낙폭, 2위 자카르타의 1.9배 / 브렌트 108.99달러·WTI 104.34달러로 각각 4%대 급등 / 16일 새벽 FOMC 점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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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14일 전 거래일보다 3.26% 하락한 6,684.37로 마감했다. 하루에 225.54포인트가 줄었고, 같은 시각 기준으로 줄 세운 아시아·중화권 지수 14개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두 번째로 크게 하락한 자카르타 종합이 1.74%였으니 코스피는 그 1.9배 하락했다.
한국 시장만 크게 하락한 데에는 세 가지가 한날에 겹쳤다. 반도체 수요 전망을 낮추는 AI 감속 제안, 중동발 유가 급등, 미국 물가에 따른 금리 인하 시점의 후퇴다. 앞엣것이 가장 크다고 본다.
앤트로픽 최고경영자가 12일 AI 감속을 제안했다
앤트로픽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9월 12일 「We Must Pace the Frontier」를 공개하고 최첨단 AI의 능력 향상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자고 제안했다. 본지는 13일 이 제안의 단계와 근거를 원문에서 확인해 실었다.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말은 곧 연산 설비를 늘리는 속도를 늦추자는 말이다. 고대역폭 메모리와 서버용 메모리를 파는 쪽에는 수요 전망을 낮추는 이야기가 된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상위 두 종목이 메모리 회사이고, 한국 수출에서도 반도체가 9월 1~10일 기준 47.1%를 차지한다. 지수가 반도체에 걸려 있는 정도가 다른 시장보다 크다.
같은 날 아시아에서 코스피가 유독 크게 하락한 것은 이 구조로 설명된다. 시장이 이 제안을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읽었다는 해석은 「세계일보」가 14일 「중동 악재에 'AI 속도조절론'」이라는 제목으로 전한 것과 같다.
브렌트 108.99달러, 하루 4.19% 올랐다
| 유종 | 9월 11일 | 9월 14일 | 변동 |
|---|---|---|---|
| 브렌트 | 104.61달러 | 108.99달러 | +4.19% |
| WTI | 100.05달러 | 104.34달러 | +4.29% |
지난 금요일 뉴욕에서 유가가 내리자 3대 지수가 함께 상승했던 흐름이 하루 만에 뒤집혔다.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논의하려던 이란·이라크와 걸프 국가들의 회의가 미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한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화학의 투입원가가 오르고, 항공과 해운의 연료비가 오르며,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넘어간다. 유가 급등은 한국 증시에 다른 나라보다 무겁게 걸린다.
미 근원물가 2.45%, 석 달째 2.4%대다
미 노동통계국이 1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에서 기름과 식품을 뺀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45% 올랐다. 6월 2.57%, 7월 2.47%에서 석 달 동안 0.12%포인트 내려오는 데 그쳤고, 연준이 목표로 삼는 2%까지는 0.45%포인트가 남아 있다.
물가가 예상만큼 내려오지 않으면 금리를 내릴 시점이 뒤로 밀린다. 여기에 유가까지 100달러 위로 올라섰으므로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경제전망요약에서 물가 경로를 6월보다 낮춰 잡기는 어려워졌다. 올해 여덟 차례 회의 가운데 경제전망이 붙는 것은 3월·6월·9월·12월 네 번뿐이다.
아시아·중화권 14곳 중 10곳이 하락했다
| 지수 | 종가 | 전일 대비 |
|---|---|---|
| 코스피 | 6,684.37 | −3.26% |
| 자카르타 종합 | 6,427.32 | −1.74% |
| 코스닥 | 806.79 | −1.69% |
| STAR 50 | 1,530.69 | −1.30% |
| 차이넥스트 | 3,291.61 | −0.90% |
| 닛케이 225 | 63,492.99 | −0.81% |
| 대만 가권 | 45,862.52 | −0.70% |
| CSI 300 | 4,480.60 | −0.62% |
| 선전 종합 | 13,390.16 | −0.58% |
| 상하이 종합 | 3,883.64 | −0.08% |
| 호주 ASX 200 | 8,749.90 | +0.10% |
| 싱가포르 STI | 5,714.08 | +0.32% |
| 항셍 | 24,886.01 | +0.32% |
| 말레이시아 KLCI | 1,694.60 | +0.47% |
열넷 가운데 열이 하락하고 넷이 상승했다. 중화권 안에서도 방향이 갈려 본토 지수 넷은 모두 하락한 반면 홍콩 항셍은 0.32%, HSCEI는 0.36% 상승했다.
대만이 0.70% 하락에 그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만도 반도체 비중이 큰 시장인데 하락폭이 코스피의 5분의 1이었다. 파운드리와 메모리는 AI 감속론이 닿는 경로가 다르고, 대만 가권은 이날 원화가 아닌 대만달러로 매겨졌다. 이 차이를 본지 자료만으로는 더 좁히지 못한다.
달러 기준 낙폭은 3.61%다
코스피가 하락한 같은 날 원화도 달러에 약해져 달러/원은 1,345.96원으로 0.37%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가 달러로 환산해 보는 손익은 지수 하락과 원화 약세를 함께 받으므로, 두 변동을 곱하면 3.61%가 된다.
코스닥은 1.69% 하락해 코스피와 1.57%포인트 벌어졌다. 대형주 쪽 하락폭이 더 큰 하루다.
이틀 합쳐 4.97%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11일에도 1.76% 하락했다. 이틀을 합치면 4.97%로, 10일 종가 7,033.92에서 349.55포인트가 줄었다.
이 설명이 틀리는 조건
대만과 코스피의 간격이다. AI 감속론이 원인이라면 반도체 비중이 큰 두 시장이 함께 하락해야 한다. 14일에는 대만이 0.70% 하락에 그쳐 간격이 2.56%포인트 벌어졌다. 이 간격이 15일에도 유지되면 원인은 AI 감속론보다 한국 시장 안쪽에 있다.
유가가 되돌아가는지다. 호르무즈 회의가 다시 잡히고 브렌트가 105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유가 몫은 걷힌다. 그때도 코스피가 하락하면 남는 것은 반도체와 금리다.
16일 새벽 점도표다. 위원들이 물가 경로를 6월보다 낮춰 잡으면 금리 몫이 걷힌다. 세 가지가 하루에 겹쳤기 때문에, 하나씩 걷힐 때 무엇이 남는지를 보면 무엇이 컸는지가 뒤늦게 드러난다.
